5살 딸아이의 안검내반 수술
우리 5살 딸아이가 안검내반 수술을 받았다. 수없이 많은 잔 속눈썹이 아이 눈동자를 찌르고 있다는 말을 처음들었을 때, 그래서 어릴때부터 눈에 눈물을 많이 흘리고, 손을 연신 비벼대고, 햇빛을 못보는 걸 알았을때 아이에게 무심했던게 너무 미안했다. 그리고 잠깐하는 수술이라지만 큰 병원에 가서 전신마취하고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했을 때 정말 마음이 안좋고 걱정이 많이 됐다. 5살 아이가 차가운 수술대에 올라가서 마스크를 쓴 낯선 의사와 스탭들에게 둘러쌓여서 천장의 수술 조명을 본다니 얼마나 안쓰러운가. 실제로 아이 엄마가 같이 들어갔을 때 그랬다고 한다. 산소마스크를 쓰고 마취를 하고 픽 쓰러지는 아이를 보고 나오고, 50분 가량 후에 다시 수술실에 들어갔을 때 몸을 잘 못가누고 울던 아이를 보며 아내는 마음 아파했다.
평소 잘 울고 때 많이 쓰던 아이가 그래도 수술 당일날은 정말 의젓하게 잘 해내줘서 너무 고마웠다. 수술이 끝나고 나와서는 자그만 몸에 수술복 입은 모습을 하고 눈에는 핏물이 살짝 고여있었다. 마취가 깨면서 부터 아프다고 울어재꼈다. 그래도 아이는 아이다. 나오자마자 까불면서 마카롱하나에 즐거워하다 또 눈이 아파오면 울다했다. 할머니가 와서 손녀딸 먹고싶다는 거 다 사주고 우리는 회복실에 모여서 수술이 잘 된 덕분에 마음이 가벼워졌다. 처음 세브란스 안과병동에 가서 검사했을 때 담당의가 너무 많은 얘기를 안해주고 쉽게 수술해야 한다고 말하길래 걱정도되고 그랬는데, 수술날 보니 차분하고 신중한 성격에 수술 후에도 차분하고 친절하게 설명을 잘해주었다. 그리고 양쪽 눈 모두 아래라인을 살짝 도톰한 살을 도려내고 꿰맸는데 수술이 잘되어서 눈이 이뻤다. 이게 사람이 하는지라 가끔 잘못 되서 눈모양이 잘 안나올때도 있다고 한다.
수술이 끝나고 눈에는 노란색 플라스틱 보호대를 줬는데, 이게 중간에 테이프로 붙여 놓은거라 아이 얼굴에 잘 맞춰줘야했다. 수술 보다 수술 후 2주 정도가 정말 힘들다. 가렵다고 계속 긁으려고 하는데 달래주고 말리고, 잘때 손이 못 올라가게 새벽에 도 계속 긴장해서 봐줘야 한다. 한 번 손이 올라가서 가리개를 위로 재끼고 긁었던 적이 있는데, 그래서 실밥이 풀린건 아닌지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. 다행히 문제될 정도는 아니었다. 6월달 인가 한참 더울 때 수술을 해서 눈마개를 하니 아이가 훨씬 더워서 힘들어했다. 지나고 나서는 별거 아니지만 아이와 부모는 꽤 고생스럽다.
지금 아이 눈을 보면 다들 전보다 더 라인이 또렷하고 예뻐졌다고들 한다. 대학병원에 처음 검사하고, 피 검사하러가고, 수술하러 가고 매번 1시간 반은 가려니 회사에 연차도 내고 그랬지만.. 갈때마다 세브란스 병원의 깨끗한 분위기와 친철한 스텝들 덕분에 병원에서 느껴지는 중압감, 막연한 걱정이 좀 덜했던 것 같다. 안검내반이 한국인에 특히 많고 10에 하나는 있다고 한다. 그리고 의사가 봐서 수술해야 한다면 수술외에 다른 방법은 없나보다. 눈썹을 계속 뽑아줄수도 없는거고, 미리 발견하더라도 5살 정도까지는 눈에 지방이 빠질수도 있으니 좀 기다렸다가 4살이나 5살 부터는 수술을 많이 한다. 그래도 걱정했던 것 보다는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었다. 안검내반이 있는 아이라면 걱정스럽더라도 빨리 수술을 해주는 편이 낳을것 같다. 이렇게 아프면서 아이가 또 예쁘게 커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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